요즘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각서리에선 밤마다 들려오는 '포성 소리' 때문에 자연계와 인간계가 모두 시끄럽습니다. 경기 이천~경북 문경 간 철도건설 8공구 신풍터널 공사 현장에서 밤마다 터널 굴착을 위한 발파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공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발주로 SK건설이 지난 2016년 6월 착공해 오는 2021년 마무리 될 계획입니다. 공사 현장에선 매일 세 차례 폭약을 이용해 발파를 하는데, 그 때마다 '쿵'하는 소음과 진동이 강하게 발생해 마치 '포성 소리'를 듣는 것 같다고들 합니다. 이렇듯 상식을 벗어난 '밤 중 발파'는 알고보니 시공사와 발주처의 합작품이었습니다. 소음·진동관리법에서 소음 규제는 주간(오전 7시~오후 6시), 저녁(오후 6~10시),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아침(오전 6~7시) 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법의 진동 규제 조항에서는 주간(오전 6시~오후 10시), 심야(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로만 구분돼 있어, 진동 규제 조항을 따르면 밤 10시 이전 발파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시공사는 환경영향평가 당시 ‘발파에 따른 소음·진동 저감 대책’ 에서 "터널 굴착 시 발파 시간은 ‘1 발파’ 오전 6~7시, ‘2 발파’ 오후 1~6시로 주간 시간대에 발파”로 분명히 적시해 놓고 이제와 딴소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야간 발파가 문제가 되자 시공사 측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때 '주간'의 개념을 세밀하게 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번에 주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명확히 한 것"이라는 천지우주가 놀랄 해괴한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발파 횟수를 늘리려는 것은 아니"라는 속보이는 변명도 늘어놓고 있습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8공구 신풍터널 구간은 백두대간 통과지역입니다. 좀 더 세심한 배려는 못해줄 망정 누가봐도 뻔한 '개발업자' 이익을 위해 밤이고 낮이고 동식물을 괴롭히는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게 자괴스럽습니다. 매우 미안합니다. 요즘엔 산행 중 탁 트인 조망과 시원한 바람에 취해 불현듯 튀어나오던 '야~호!' 소리를 어디서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산과 동식물에 대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절이라며 자제하고 또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의 공기관에서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잠을 자거나 번식기에 접어든 동식물에게 사람의 '야호 소리'는 총성과 다를 바 없어 큰 스트레스였을 겁니다. 하물며 포성과도 같은 발파를 그것도 모두가 잠든 야간에 자행하는 몰상식함이라니. 경기 이천~경북 문경 간 철도건설 8공구 신풍터널 공사 현장 관계자들에게 직언합니다. "당신들의 잘못된 판단과 욕심이 안좋은 선례를 만듭니다. 공사기간 줄이고 사업비 아끼려고 역사와 후손에 죄짓는 일 하지 맙시다!"  ET`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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