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연천군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30일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지난해 10월2일 경기 연천 DMZ내 멧돼지 사체에서 ASF바이러스가 첫 검출된 이후 지금까지 총 130건째입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지만 사실 ASF문제는 절대 소홀히 취급되서는 안 될 사안입니다. 지금은 다행히 DMZ인접한 시군의 맷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지만 자칫 방심했다간 민간 돼지사육농가로 확산,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ASF는 한 번 걸렸다 하면 무조건 죽어 치사율이 100%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는 상태입니다. 그저 생매장하거나 소각해버리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ASF가 1921년에 케냐에서 처음 보고됐고, 그 전인 1907년에도 발병했던 기록이 있는 질병임을 감안하면 1백년이 훌쩍 넘도록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ASF에 걸린 돼지는 백신을 만들기 위해 바이러스를 투여해 반응을 살펴보기도 전에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ASF 감염부터 폐사에 이르기까지 20시간 내외에 끝장나니 백신 반응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지요. 이런 가운데 이번 ASF로 살처분 및 수매에 참여한 양돈농가들이 정부에 조속한 재입식(다시 돼지를 들임) 허용을 촉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난해 9월 17일부터 10월 9일까지 총 14개 양돈 농가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집돼지에서는 추가로 발생하지 않아 긴급행동지침(SOP)상 재입식 규정을 충족했고, 무엇보다 생계가 막막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정부는 현재 야생멧돼지에서 지속적으로 ASF바이러스 검출돼 아직도 확산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재입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사람 또는 동물 간 전염병은 뿌리 채 뽑아야 해결이 가능합니다. 어설프게 봉합하거나 덮고 넘어갈 경우 '재발'은 필연적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더 큰 화를 피하기 위해선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겁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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