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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

기사승인 2020.09.13  13: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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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로이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팬데믹과 기후변화 그리고 인종차별, 젠더, 신식민주의 등 생태 사회적인 문제들이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고 있다.

오늘날 개인이 경험하는 고통은 이런 사회 집단적인 측면에 더 큰 원인이 있다.

‘개인의 고苦’를 없애는 데 주력해온 불교는 집단의 고통에 대해 어떤 답을 주고 있는가. 한편 인간의 안전과 편리를 해결하며 눈부시게 발전해온 과학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코앞에 닥친 생태적 위기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어쩌면 과학에 대한 보이지 않는 맹신이 당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종교와 과학이 때로는 갈등하고 화합하며 오늘의 인류 문명을 있게 했다면, 위기의 시대에 종교가 할 일은 무엇인가. 또는 불교가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책은 현대 문명의 가치와 방향을 재설정해야 하는 시대적 부름에, 불교철학자 데이비드 로이 박사가 제시하는 새로운 불교 행동철학을 다룬다.

‘에코다르마ECODHARMA’로 명명된, ‘생태불교’의 핵심은 바로 ‘궁극의 깨달음은 사회적 실천에 있다.’라는 데 있다.

우리에게 당면한 생태·사회적인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귀중한 이론적 토대를 제시하는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하는 명저라 할 수 있다.

불교의 근본 가르침은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강조해왔다.

이 무상과 무아는 불교 자체에도 적용된다. 불교는 단지 붓다가 말한 것뿐 아니라 붓다에게서 비롯된 것들과 붓다에게서 비롯되어 곧 다른 문화와 교류하면서 발생지를 넘어 멀리까지 퍼져 나간 것들이기도 하다.

그 예로, 선불교는 대승불교와 토착적인 도교 사이의 상호교류 덕분에 중국에서 발전했다.

그러나 오늘날 아시아의 불교 전통들은 세계화되고, 세속적이며, 과도할 정도로 기술화된, 어쩌면 자기 파괴적인 포스트모던한 세계에 스며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부 전통불교의 가르침은 개인의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영적인 목적이 개인의 구원에 있다면, 즉 고통과 집착과 무지의 이 세상으로 다시 윤회하지 않는 것에 목적이 있다면, 왜 우리는 여기서 발생하는 일들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만 할까?

하지만 그러한 내세 지향과는 달리, 현대의 대다수 불교인들은 초월적인 존재를 의심하며, 우주가 작동하는 방식인 윤리적 인과법칙으로서의 업業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그들은 불교의 길을 보다 심리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그들에게 불교는 정신적 고통에 관한 새로운 견해와 현세의 행복 증진을 위해 새로운 수행법을 제공하는 하나의 치료법인 셈이다.

이생을 벗어나는 데 목표를 둔 내세적 불교와 이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세속적인 불교는 북극과 남극처럼 정반대의 것으로 보이지만, 두 불교 모두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행보에는 무관심하다.

사회적이며 생태적인 참여에서 불교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올바른 판단과 선택, 행동에 대한 지침이다.

이러한 지침들은 보통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해되지만, 집단적인 형태의 참여적 실천과 사회적 변화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상좌부 불교에서는 5계와 ‘사무량심’, 대승불교에서는 ‘육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을 포함한 보살도를 강조한다.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행위의 실천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침들이 우리를 생태보살의 길에 들어서도록 안내한다.

사회참여는 개인의 정신적 평화에 초점을 맞추어 온 전통적인 가르침 때문에 많은 불교인들에게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사회적 행동에 전념해온 사람들은 피로와 분노와 우울 그리고 에너지 소진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면(명상)과 외형(행동주의)의 두 가지 수행이 조화롭게,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두 가지 수행의 결합은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실천, 참여하게 한다.

이러한 행동주의는 또한 명상하는 이들이 자신의 심리상태에 사로잡히는 덫을 피해서 깨달음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세상의 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영적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행의 핵심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생태보살eco-bodhisattva에 의해 길러진 통찰력과 고요함은 불교행동주의의 가장 특징적인 것을 지탱해주는데, 그것은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불교인들이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불교는 지금의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종교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인류가 직면해온 거대한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불교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보여주려 한다.

저자 데이비드 로이(DAVID R. LOY)는 불교학자이자 선禪 수행자이다. 1984년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 하와이에서 야마다 코운, 로버트 애잇킨과 함께 불교를 만나 수행하고, 1984년 일본으로 건너가 선 수행을 계속했다. 20여 년 간 일본에 머무르며 분쿄 대학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로키산 에코다르마 수행센터의 부원장이기도 한 그는 불교와 생태주의, 행동주의에 관한 책과 함께 기사와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WWW.DAVIDLOY.ORG에서 글과 팟캐스트를 볼 수 있다.

전희정 기자 et2@ecotiger.co.kr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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