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지음, 사람의무늬 펴냄

평범한 주부로 살던 저자는 평소에 워낙 꽃과 나무를 좋아해 아파트를 마다하고 서울 한복판 단독 주택에서 열심히 정원을 가꾸고 즐겼다.

그러다 막내가 대학에 입학한 후, 아내와 엄마로서의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조경과 식물에 대한 공부를 하고자 대학원(성균관대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직접 정원을 가꾸며 겪었던 경험과 전공 공부를 하며 얻은 지식을 합친 결과물로, 정원을 통해 느낀 그동안의 경험을 한 권에 담았다.

 

저자는 직접 가꾼 주택 정원으로 2013년 서울시 주최 ‘서울 꽃으로 피다’ 조경 부분(주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주택 정원에서는 총 다섯 가지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자택 담장을 허물고 도로와 이어진 느낌으로 앞마당에 자리한 정원, 앞뜰과 거실을 연결한 작은 테라스를 이용한 정원, 동백과 천리향을 위한 유리온실 정원, 이층 베란다 정원(물정원), 다양한 화분이 가득한 이층 베란다 정원(용기정원).

저자는 오늘도 이 다섯 군데 정원에서 열심히 일하며 날마다 새로운 꽃과 나무를 만나고 있다. 아름다운 이 정원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화분 하나, 가로수 하나도 사실 자세히 보면 단순하지 않다.

유심히 관찰해 보면, 꽃과 담긴 화분이 어울리는지, 길가에 심은 저 나무 종류가 그 주변 환경에 적합한지, 주변 공간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등 여러 가지로 고민해볼 수 있다.

사실 우리가 느끼는 보기 좋음과 멋은 사소한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냥 기계적으로 심고 전시하는 게 아니라, 과연 이게 주변과 어울리는지, 색깔이 어울리는지, 한번 차분히 고민한 그 사소한 애정에 따라 결과물은 크게 달라지는 법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정원을 가꿔온 사람이자 조경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

주로 정원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사실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 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아름다움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정원, 보는 눈을 길러주는 정원, 정성이 담긴 정원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이 책의 시작이 됐다.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공간에서, 최선을 다해 각자의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나가고, 찾았으면 좋겠다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이러한 기준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바꿀 수 있진 않겠지만, 저자가 가꾼 정원은 개인의 집에서 시작됐지만, 동네를 바꾸게 됐고, 나아가 도시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까지 갖고 있다. 이 책은 결국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 시작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당의 담장을 허문 것은 그동안 자녀들과 부부의 노후나 미래만 준비하며 살아온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금 이 시간’을 살기 위한 인생, ‘제2막의 장’을 열게 됐다.

담장을 허물고 정원을 가꾸다 보니,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먼 길을 돌아 저자의 집 정원을 보고 가기도 하고, 저녁 산책 삼아 정원에 들르는 분들도 있었다.

동네에서 정원이 예쁜 집으로 손꼽히게 됐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마음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우리 마음속에는 자신만이 꿈꾸는 정원이 하나씩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삭막하고 바쁜 도시 생활,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기는 어려운 일이다. 

모두 망설이지 말고 좋아하는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를 심어 보면 어떨까?

꽃이 있는 예쁜 작은 화분 하나가 내 정원이 되고,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소중히 가꾸다 보면, 어느 사이에 웃음으로 마주하는 일상의 고운 안식처가 될 것이다.

한편 저자 이명희는 숙명여대 가정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53세가 되던 해 평소 관심이 많았던 조경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서민 주택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평생 꽃을 가까이 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합친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2012년 《전원주택》에 약 20개월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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