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린 키레 지음, 이프북스 펴냄

『그 강이 잠들 때 - 심장석의 비빌』은 인도 동북부 작은 지역, 나가랜드에서 온 특별한 이야기다.

나가랜드.

이 곳은 인도 소수민족이 자기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지키며 살아내는 동북부의 작은 지역으로 토속신앙과 함께 수백 수천 년 조상들로부터 구전되어 온 전설이 현지민들 삶 속에 살아있는 곳이다.

 

나가랜드에서 온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으로도 알려진 여성작가, 이스터린 키레.

나가랜드에서 나고 자란 여성 작가 이스터린 키레는 ‘나가랜드’의 전설과 민담을 뛰어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켜,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목받았고 이 작품『그 강이 잠들 때 - 심장석의 비빌』는 2016년 인도 힌두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성이 공증된, 아시아적 세계관과 문화가 가득 담긴 이 매직 리얼리즘 픽션 『그 강이 잠들 때 - 심장석의 비빌』는 이런 질문과 메시지를 던진다.

진정한 힘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힘을 원하고 또 그 힘은 어떤 고난의 과정을 거쳐 획득되는가?

힘을 얻은 이후의 삶은 어떻게 펼쳐질까?

『그 강이 잠들 때 - 심장석의 비빌』의 주인공 빌리는 ‘잠드는 전설의 강’의 이야기를 한 번 듣고 매료된 후 매일 거듭해 이 강에서 심장석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악몽을 꾸다 그 심장석을 얻기 위해 기어이 ‘여행’을 결심하고 떠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작품 속 주인공은 분명 남성 화자인 ‘빌리’이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생생하게 존재하며 빌리와 함께 서사를 이끄는 것은 여성 캐릭터들이다.

다정하고 현명한 ‘아테’와 복수와 원한에 사무친 ‘조테’, 그리고 가시 돋친 쐐기풀을 섬유와 옷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자 ‘아이델’, 언덕 위 사람이 오르기도 힘든 위치에 돌무더기로 이뤄진 마을을 지키는 이장의 부인 ‘수발레’ 그리고 심장석을 지키는 혼령인지 악마인지 알 수 없는 공포스런 존재 ‘미망인들’.

이 여성캐릭터들을 발견하고 그 존재의 의미를 읽어내는 작업은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작가가 표현한 매직 리얼리즘 픽션 속 여성 캐릭터는 서사를 살아 있게 만드는 재미와 의미를 부여하는 메시지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은 감정적 동요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이제까지 만나볼 수 없었던 아시아적 세계관 그리고 여성 작가 특유의 독특한 시선과 표현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인도 페미니즘 출판사 주반북스와 이프북스와의 세 번째 컬래버 작품이다.

이제껏 남성 작가들의 혹은 서구 아메리카와 유럽 중심의 판타지에 식상함을 느꼈던 판타지 덕후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 이스터린 키레(E A S T E RI N E  K I R E)는 인도에서도 오지로 여겨지는 북동부 나가랜드(NAGALAND) 의 주도 코히마(KOHIMA)에서 1959년에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대학까지 나왔다.

그녀는 고향인 코히마의 노스이스트힐대학 NEHU 에서 저널리즘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영문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어린 시절 조부모와 함께 살면서 매일 밤 그들의 이야 기를 들으며 잠들었던 그녀는 나가랜드의 전통 민담에 관심이 많았는데, 2003년 첫 영어 소설 『A NAGA VILLAGE REMEMBERED』 를 쓰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나가랜드에 관한 소재로 소설과 시를 썼다.

한편 현경 뉴욕 유니온 신학대학원 여성신학 교수는  "이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숲속의 정령들을 만났다. 우주의 지혜를 만나 참휴식을 얻고 자신만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모든 이가 이 책을 꼭 만나길 바란다"며 일독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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