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진 지음, 뜨인돌출판사 펴냄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 사이트에 ‘길고양이 학대를 전시하는 ○○○ 갤러리를 수사하고 처벌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갤러리 이용자들은 고양이를 털 달린 바퀴벌레라는 의미로 ‘털바퀴’라 부르며 지퍼 백에 넣어 질식해 죽이거나, 바닥에 내팽개치는 모습을 담은 학대 사진을 공유해 왔다.

사람들이 생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하고 괴롭히는 일들 또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다양한 이름의 갑질 방지법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안전장치가 없는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로 인해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집을 잃고 지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 모든 사례들은 우리가 생명이 존엄한 이유, 생명을 생명 자체로 존중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생명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도록 돕기 위해 시작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생명체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생명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를 이야기하고 생태, 환경에 대한 민감한 이슈들까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다.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느껴지지만 이 책은 구체적이고 풍부한 예시를 통해 일상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방법들을 보여 주고 제안한다.

생명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만큼 시급한 것은 없다.

사람의 생명, 동물의 생명, 지구를 둘러싼 모든 생명은 그 어느 것도 떨어져 있지 않고 연결돼 있다.

저자의 시점을 따라가다 보면 생명의 연결고리가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그 생명들을 어떻게 존중하며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자신만의 답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키워드는 죽음이다.

죽음에 대해 이해하고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은 이 땅에서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죽음을 통해 삶을, 삶을 통해 죽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생명들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방법들이 이 책 안에 잘 담겨 있다.

『나의 첫 생명 수업』은 생명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전혀 어렵거나 무겁지 않다. 저자의 시선은 따뜻하고 문체는 친절하고 편안하다.

또한 훈계하거나 다그치지 않고 저자의 생각을 독자에게 강요하지도 않는다.

생명과 죽음의 개념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다각도로 다루면서 질문을 던지고 독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풍부한 자료와 사례, 다양한 담론과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청소년들이 생명의 개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작은 생명들까지 존중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한편 저자 홍명진은 어린 시절, 책 읽는 게 좋아서 짬만 나면 도서관에 갔다. 생명이나 자연현상을 다룬 책을 읽을 때마다 감탄했고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싹튼 생각들을 지금껏 머릿속에 넣어 두고 살다가 책으로 내놓게 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문 교양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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